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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너미목장 소개

산너미목장은 육백마지기가 위치한 강원도 평창 미탄면에 위치해있으며 감성 캠핑장으로 유명한 곳입니다. 저는 밍동이라는 유투버 채널을 통해 산너미 목장이라는 곳을 알게 되어 검색해보니 차박도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산너미목장 예약은 네이버 예약시스템에 들어가 가능한 일자와 인원을 선택하고 예약하시면 되고 목장 트래킹, 산나물 체험 등 체험 참여에 희망하시는 분들은 예약할 때 체험을 추가로 선택해서 결제하시면 참여 가능합니다.

산너미 목장은 고도가 높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눈이 많이 내린 날에는 제설작업을 해놔도 미끄러워 올라가기 힘들 수 있으니 폭설 예보가 있으면 출발하기 전 사장님과 통화해보시고 출발하셔야 합니다.

체크인 시간 전에 도착하면 관리실에 들어가 순서표를 받고 대기하시면 됩니다. 일찍 도착하셔도 체크아웃 예정인 캠퍼분들이 철수 작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미리 사이트를 구축할 수 없으니 관리실에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기다리시거나 근처에 있는 육십 마지기 또는 캠핑존을 둘러보시며 체크인 시간까지 대기하시면 됩니다. 캠퍼분들이 일찍 퇴실하시면 사장님이 일찍 들여보내 주는 날도 있으니 체크인하시고 사장님께 대기시간 확인하고 시간에 맞춰 움직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체크인 시간이 되면 사장님께서 대기표 순서대로 체크인 처리 해주시는데 웰컴 키트로 햇반, 라면, 흑염소 진액, 쓰레기봉투를 주십니다. 웰컴 키트에 예약한 인원수만큼 컵도 있는데 컵을 들고 관리실에 있는 산너미목장 카페에 가서 판매라는 음료를 1회 마실 수 있습니다.

산너미 목장 카페는 예약한 캠퍼들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기 때문에 커피 한잔 하고 싶으시거나 육십마지기 산책 전, 후로 들려 쉬다 가셔도 됩니다. 관리실 내부에 화목난로가 있어 화목난로 근처에 옹기종기 앉아 따뜻하게 몸을 녹일 수도 있습니다.

산너미 목장 사이트는 선착순으로 배정되는데 관리실에서 체크인하고 차 타고 둘러보며 마음에 드는 곳을 선택하여 사이트를 구축하시면 됩니다. 전기사용이 가능한 사이트와 전기 사용이 불가능한 구역이 있기 때문에 체크하시면서 사이트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전 전기가 가능한 곳을 찾아 사이트를 구축했는데 개수대가 멀고 가까이 있는 샤워실은 공사 중이라 이용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캠핑장 인원수 대비 개수대, 화장실, 샤워실이 부족하게 느껴지는데 증축 예정이라고 하시니 2022년 하반기에는 좀 더 편하게 캠핑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자연친화적인 캠핑장이다보니 토끼들도 돌아다니고, 흑염소들도 돌아다니는 걸 쉽게 볼 수 있어 신기한 캠핑장입니다.

최강 한파와 함께 온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 휴일 기념으로 첫 동계캠핑으로 산너미목장을 2박 3일 예약했습니다. 동계캠핑 장비로 노르디스크 알페임 19.6과 펠릿난로를 챙겨 호기롭게 사이트 구축을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막혔습니다. 텐트 고깔 부위가 당연히 뚫려있을 줄 알고 펼쳐보니 막혀있었습니다. 펠릿난로 연통을 꽂으려면 구멍이 필요한데 다 막혀있어 당장 혹 잭 작업을 할 수 없어 임시로 박음질된 실을 하나하나 풀어 연통이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만 길을 만들었습니다. 첫 피칭부터 고난과 역경이 엄청나게 몰려왔습니다. 최강 한파라서 밖에 서 있는 것조차 너무 힘들었고 손도 발도 꽁꽁, 온몸이 꽁꽁 얼어서 설치가 순조롭게 되지 않았습니다.

연통이 들어갈 수 있게 박음질을 풀어내니 그다음엔 연통이 문제였습니다. 텐트 바닥에서부터 고깔까지 거리가 멀어 연통이 고깔로 빠져나오질 못하고 연통이 빠져나가게 하기 위해선 난로를 높게 설치해야 하는데 그만한 높이로 거치할 만한 거치대도 없어 난관에 봉착했습니다. 장시간 추위에 떨다 보니 철수하고 집으로 돌아갈까 싶었지만 포기하기엔 이른 것 같아 30분 거리에 위치한 시장에 가서 거치할 만한 무언가를 찾아 헤매다 철제로 된 책상을 사장님께 사정사정해서 렌트해왔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높이가 맞아 설치는 했는데 방염포가 매쉬망을 빠져나갈 때 연통에서 빠지고 또 빠지고 마음대로 안돼서 연통을 뺏다 꼈다, 중앙 폴대도 올렸다 내렸다를 장시간 반복하다 겨우겨우 설치했습니다.

알페임 처음 사용하시는 분들은 동계캠핑 전에 홀잭작업 미리 꼭 하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가스난로나 히터 사용하시는 걸 알려드립니다. 고깔을 열어놨더니 찬바람이 에어컨 틀어놓은 것처럼 텐트 내부로 엄청 들어옵니다.

거의 7시간동안 텐트랑 난로를 설치했던 온몸이 얼어서 바들바들 떨리고 손과 발에는 감각이 없어져 너무 힘들었습니다.

펠릿난로도 첫 개시라 작동법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밤새 얼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초반에 외투를 벗을 만큼 따뜻해져 이 정도면 따뜻하게 잘 수 있겠구나 싶었지만 작동한 지 한 시간 후부터 급격히 추워졌고 외부 온도도 영하 20도를 향해 가고 텐트 내부는 외부 온도랑 별 차이 없을 만큼 추워졌습니다. 뭐가 잘못된 건지를 몰라 펠릿 열심히 넣으며 이것저것 만져봤지만 실패였습니다.

바람까지 엄청 불어 기온은 더 낮아지고 그 강추위에 난로도 제 역할을 못해 챙겨간 온수매트에만 의지해 입 돌아가기 전 수준으로 간신히 살아남았습니다.

깨어있는 시간이 더 많아서 잠을 잔 것도 아니어서 몸이 너무 힘들었고 텐트 피칭할 때 얼어있는 땅에 팩 받느라 망치질을 열심히 했더니 팔 통증이 너무 심해 밤새 고통스러웠습니다.

아침에 눈떠보니 온갖 물들은 얼어있었고 도저히 버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걸 판단하고 1박이 더 남았지만 철수를 결정했습니다. 아쉬워도 생존이 우선이기 때문에 이 추위에 이렇게는 죽을 것 같아 관리실에서 몸 좀 녹이고 철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녹이면 뭐하나 바로 몸이 꽁꽁 얼어 철수 작업도 힘들어서 짝꿍이 다 하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어제 렌트한 물건도 반납해야해서 왕복 1시간을 시장 다녀오는데 쓰고 그 사이 차에서 몸 좀 녹이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유투브를 보니 크리스마스에 캠핑 다녀온 분들은 난로 하나로는 너무 추워 난로를 두 개 이상 가동하셨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 추위에 하나 있는 펠릿난로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으니 추위를 그대로 느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습니다.

첫 동계캠핑이 마지막 동계캠핑이 될 것 같습니다.

다음 동계캠핑은 홀잭작업하고 난로 사용법 확실히 숙지하고, 온열기구 잔뜩 챙겨 오겠습니다. 단단히 준비해서 리벤지 매치로 돌아오겠습니다.

동계캠핑 처음하시는 분들은 저처럼 텐트랑 난로 샀다고 자만하지 마시고 텐트 홀잭 작업, 난로 작동까지 해보신 후 동계캠핑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호기롭게 도전한 전 동사할 뻔하고 정신 차렸습니다.

산너미목장 총평

캠핑장은 자연친화적으로 조성되어 있어 사이트 간 거리도 넓고 고도가 높다 보니 전망도 좋았습니다. 불빛이 없는 밤하늘을 보면 별이 쏟아질 정도로 많은 별들이 보이는데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핸드폰 카메라로도 별들이 잘 담길정도로 별이 밝았습니다.

화장실도 뒤처리가 깔끔하지 못한 캠퍼만 안 만난다면 쾌적합니다. 사장님이 증축 예정이라고 하셨으니 22년 하반기에 다시 도전해보겠습니다. 지금은 캠핑장 보수공사 중이라 예약을 막아놓은 상태니 산너미 목장 공지사항 확인하시면서 오픈 공지 뜨면 그때 예약 전쟁에 참여하시면 됩니다.

추가로 살짝 자랑하자면 전 한파와 싸우고왔지만 감기 안 걸렸습니다.